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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에게는 ‘이래야만 한다.’ 하는 틀이 없었다. 남자와 여자, 부부, 부모와 자식, 가정. ‘이런 게 평범하지’ 또는 ‘저런 건 이상해’ 같은 개념은 물론 나아가 ‘나는 이런 형식은 싫어.’라는 호불호조차 없었다. 그런 기호는 성장하면서 어딘가 혹은 누군가에게 영향을 받아 형성되기에 어린아이에게는 그런 것이 없었다. 무언가를 있는 그대로 수용한다. 유아란 선의 마음가짐을 지닌 아나키스트다. 하지만 성장할수록 아이들도 사회에 이런저런 틀이 있음을 깨닫는다. 그토록 자유로운, 이 세상 모든 것에 얽매이지 않는 명량한 존재였건만, 더 이상은 그럴 수 없게 된다.
책을 읽는 내내 어떻게 지혜로운 부모가 될 수 있을까에 대해 많은 생각이 들었다.
어른이 되어간다는 건 사회라는 기준, 틀에 규격화되어 간다는 것일까. 무엇이 우리를 망설이게 하고, 편협하게 만드는가.
서술형으로 줄줄 써냈던 답안지가 점점 짧아지고, 이제는 선택지를 만들고 이 안에서 고르게 된다.
앞으로 틀림과 다름이 어떻게 구분되어 갈지 기대보다는 걱정이 앞선다.
소수의 입장에 선 내가 다수에 맞설 수 있을까. 내가 앞장 설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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