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운 대화
어려운 대화를 했다. 원온원 시간을 빌어 팀 동료에게 아쉬운 점에 대해 터놓고 피드백을 전달했다.
대체로 우유부단했던 나에게 상대가 예민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다소 불편한 이야기는 항상 선뜻 주머니에서 먼저 꺼내지지 못한채 항상 깊숙한 곳에 간직되곤 했다.
잠시 일을 쉬면서 다시 일을 하게 된다면 나는 과연 이전과 어떤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싶은지 생각했다. 즉 이전에 일하며 느꼈던, 내가 후회했던 것이 무엇이었는지 회고를 해본 것이다.
그 중 사람에게 깊게 관심을 가지고 솔직하게 소통하지 못 했던 것이 가장 후회됐다.
나는 실무와 매니징을 같이 했어야 했고, 이 중 매니징 영역에 대해서는 아무리 생각해도 투입한 리소스가 거의 없었다. 내 눈 앞에 닥친 일들을 쳐내느라 옆에 일하는 동료가 어떤 고민을 하고 있는지, 팀과 같은 방향으로 정렬되어 달려가고 있는지 크게 관심을 두지 못했다.
또한 솔직한 피드백을 전달하지 못했다. 서로 불편해질까봐, 예민해질까봐 꾹꾹 참았고 애써 우회해서 피드백을 전달했었다. 이 과정에서 이전 팀원과 좋지 않은 결말을 맞이했던 과거 경험이 불현듯 생각났다. 과거의 실수를 반복하고 싶지 않았다. 실수가 반복되면 이것은 더 이상 실수가 아닌 내 능력이로 받아들여야 하기 때문이었다.
다시 일을 시작하며 주변 동료들에게 더 많은 관심을 두고 소통하려 노력하고 있다. 컨디션은 어떤지, 어려운 점은 없는지, 잘하고 있는 점과 아쉬운 점들이 무엇인지 파악하려 애쓰고 있다.
감사하게도 회사에서도 나의 과거 상황을 고려하여 실무에서의 비중을 조금 덜어내주었다. 팀을 잘 이끌 수 있도록 환경을 마련해준만큼 나도 이에 걸맞는 노력을 하고 있다.
아쉬운 점에 대해 팀 동료에게 전달하며 동시에 그의 눈을 봤다. 예상처럼 불편해보였다. 동시에 그런 그의 눈을 보는 나도 불편함을 아예 숨기지는 못했다.
어려운 대화를 하며 몰랐던 서로의 상황에 대해 조금 더 알게 됐다. 팀 동료는 어떤 배경 때문에 그렇게 행동하고 판단했는지, 내가 어떤 생각으로 이런 이야기를 전달하는지 서로 잃어버린 퍼즐 조각을 하나, 둘 맞춰가는 것 같았다.
이야기를 끝낸 직후 예상외로 충만한 후련함을 느꼈다. 그리고 팀 동료와 한 걸음 서로 거리가 가까워짐을 느꼈다.
어려운 대화의 중요성을 많이 느낀 한 주였다. 앞으로도 어려운 대화를 피하지 말고 그 중심으로 더 들어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요동치는 태풍의 한 가운데 눈으로 들어가면 오히려 고요해지는 것처럼 어려움을 피하려 맴돌기보단 정면돌파하는 것이 더 낫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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