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들

쓸모있는 삶

leighto 2024. 7. 7. 16:18
반응형

최근, 지인이 내게 도움을 요청했다. 내 경험을 토대로 문제 해결을 위한 조언을 구하는 도움이었고, 나는 어떤 대가가 있는 것도 아니었지만 시간을 투자하여 그를 도와줬다.

남을 도와주는 것에 어떤 대가가 없을지라도 우리는 대개 최선을 다해 남의 고민과 문제를 해결해 주려 노력한다. 예를 들면 생면부지인 사람이 길을 잃은 사람에게 길을 알려주는 경우를 심심찮게 목격할 수 있다. 심지어 목적지까지 동행해 주는 사람도 나는 봤다.

왜 우리는 대가도 없이 남을 도우려고 할까?

첫 번째로 생존과 관련이 있다고 생각한다. 남을 도우면 우리는 행복과 유사한 긍정적인 감정을 느낄 수 있게 프로그래밍 되어있다. 마치 맛있는 음식을 먹었을 때,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있을 때 느끼는 감정이 남에게 도움을 주었을 때 느끼는 감정과 비슷할 것이다.

인간이 어떤 행위를 했을 때 긍정적인 감정 (=행복)을 느끼게 프로그래밍된 이유는 대개 생존에 유리하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식욕, 성욕, 수면욕이 충족됐을 때 우리는 긍정적인 감정을 크게 느낄 수 있는데 바꿔 말하면 이 세 가지가 충족되지 않으면 우리는 생존을 위협받게 된다.

또한 실리콘밸리에서는 Pay it forward 문화가 있다. 이는 누군가 도움이 필요할 때 대가없이 기꺼이 도와주는 문화인데, 나는 이 문화 또한 선행의 품앗이처럼 결국 남을 돕게 되면 반대로 내가 도움이 필요할 때 누군가 나에게 도움을 줄 수 있도록 생존에 유리한 선순환 구조를 그리기 위해 생겨난 문화라고 생각한다. 결국 생존에 도움이 된다.

두 번째로 남에게 도움을 주는 행위로써 이 사회에 뭔가 가치있는 일을 이바지하는 쓸모 있는 인간이라고 자각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나는 노인들이 은퇴후에 우울증을 겪고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여러 이유들 중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더 이상 이바지하지 못하는, 쓸모없는 인간이라고 생각하며 느끼는 부정적인 감정들도 많은 영향이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누군가에게, 어딘가에 쓸모가 있다는 것은 사회적 인간으로서 긍정적인 감정을 느낄 수 있는 매우 중요한 가치 중 하나이다.

나의 경우 남을 도울 때 첫 번째 생존과 관련된 이유보다는, 두 번째 이유인 남을 도움으로써 내가 사회에 쓸모 있는 사람이라고 느낄 수 있어서 내가 할 수 있는 한 도움을 주려고 노력했던 것 같다.

이처럼 쓸모있는 삶을 살아가려는 몸짓은 개인에게 있어서도, 또 타인과, 이 사회에게도 너무나 필요한 날갯짓으로서 나비효과처럼 큰 폭풍을 가져다줬으면 하는 바람에서 나는 앞으로도 쓸모 있는 삶을 살아가려 노력하고 싶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