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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 something that pays off later 어떠한 진리나 법칙을 단정하는 걸 그다지 좋아하지 않지만 최근 경험에서 미루어 보았을 때 '성취가 나중에 서서히 따라오는 것들을 꾸준히 해나가는 것이 인생에 있어 큰 도움이 된다.'라는 생각을 요즘하고 있다. 반대로 말하면 지금 해도 당장 혹은 단기간 내에 큰 소득이 있거나 눈에 띄는 결과가 나오지 않는 것들을 해나가야 된다고 믿고 있다.독서: 책 한 권을 읽는다고 당장 IQ가 세 자리수로 바뀌거나 세상에 없던 것을 발명할 수 있을 만큼 혁신적인 아이디어가 떠오르지는 않는다.운동: 하루 운동을 한다고 며칠 만에 쳐진 뱃살이 쏙 들어가거나 식스팩이 생기지는 않는다.영어 공부: 영어를 듣고, 쓰고 그리고 말한다고 몇 개월 뒤 외국인과 유창하게 프리토킹을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대인 관계: 몇몇 사람들과 좋.. 2025. 2. 2.
아이를 갖는 것은 우리가 가진 야망을 포기하게 만드는가? 아이를 갖는 것, 갖지 않는 것 두 개의 선택지가 내 앞에 놓여 있었을 때 나는 이 두 개의 선택지가 어느 한쪽으로 조금도 치우치지 않았다고 생각했지만 지금 돌이켜보면 사실 그 기울기는 공평하지 않았던 것 같다. 출산과 육아를 앞에 두고 희생, 배려, 포기라는 공포 뒤에 숨어있느라 행복과 즐거움은 미처 발견하지 못했던 걸까.첫째가 이 세상에 태어남으로써 이전에 비해 느낄 수 있던 감정의 가짓수와 넓이, 깊이는 가히 헤아릴 수 없다. 지금은 아이를 가짐으로써 그렇지 않았을 때 경험하지 못할 것들을 실컷 누리고 있다. 또한 아이로 인해 우리 가정은 물론이고 양가의 분위기 또한 아이로 인해 부쩍 화목하고 충만해졌다. 우리가 아기를 두고 복덩어리라고 부르는 이유가 아마도 여기에 있지 않나 싶다.아내와 둘째 아기.. 2025. 1. 27.
<나는 화이트에 옐로에 약간 블루> - 브래디 미카코 아이들에게는 ‘이래야만 한다.’ 하는 틀이 없었다. 남자와 여자, 부부, 부모와 자식, 가정. ‘이런 게 평범하지’ 또는 ‘저런 건 이상해’ 같은 개념은 물론 나아가 ‘나는 이런 형식은 싫어.’라는 호불호조차 없었다. 그런 기호는 성장하면서 어딘가 혹은 누군가에게 영향을 받아 형성되기에 어린아이에게는 그런 것이 없었다. 무언가를 있는 그대로 수용한다. 유아란 선의 마음가짐을 지닌 아나키스트다. 하지만 성장할수록 아이들도 사회에 이런저런 틀이 있음을 깨닫는다. 그토록 자유로운, 이 세상 모든 것에 얽매이지 않는 명량한 존재였건만, 더 이상은 그럴 수 없게 된다.책을 읽는 내내 어떻게 지혜로운 부모가 될 수 있을까에 대해 많은 생각이 들었다.어른이 되어간다는 건 사회라는 기준, 틀에 규격화되어 간다는 것일까.. 2024. 10. 13.
<투명인간> - 허버트 조지 웰스 켐프, 나는 생각하면 할수록 투명인간이 얼마나 무력하고도 바보 같은 존재인지를 깨닫게 되더군. 춥고 사나운 기후와 사람들로 북적대는 문명화된 도시에서 말이야. 이 미친 실험을 하기 전까지만 해도 투명인간이 지닌 수많은 능력만을 꿈꾸었지. 그날 오후 접어들자. 극도의 절망감이 엄습하더군. 나는 인간이 욕망할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섰던 거야. 물론 투명성으로 인해 인간으로서는 얻을 수 없는 것들을 얻을 수 있었지. 하지만 그것들을 얻는 순간 그것들을 마음대로 향유할 수 없게 되었어.누구나 한번쯤은 투명인간이 되는, 재미있는 상상을 해봤으리라 생각한다. 이 재미있는 상상은 지금으로부터 약 1세기도 더 전인 1897년에 이미 소설로서 구현됐다. 그것도 상당히 과학적인 이론을 바탕으로.우리는 투명인간이 된다면 막연.. 2024. 10. 6.
2024-38W 회고 9/16~9/22 (안녕 추석, 병렬 독서, 안 먹던 술이 땡기다) 안녕 추석오랜만에 찾아온 황금 연휴로 이번 주는 월/화/수를 쉬고 목/금 이틀만 일했다. 근데 왜 쉰 것 같지가 않을까. 요즘 정신적인 피로도가 상당하다. 회사 걱정, 사람 걱정, 일 걱정, 미래 걱정, 내 걱정, 가족 걱정. 현재에 집중하지 못하고 다가오지 않은 미래에 대해 지나치게 신경쓰는 나쁜 습관을 좀 없애야겠다.병렬 독서그동안 해온 병렬 독서 방식을 변경해볼까 생각이 들었다. 나는 어떤 고민이 있거나 문제를 해결하고 싶을 때 이를 해결해 줄 수 있을 것 같은 책을 읽는 편이다. 그러다보니 집에 가다가 어떤 고민이 생기면 이와 관련된 책을 사고, 또 어느날 어떤 문제가 생기면 이와 관련된 책을 산다. 이제 책을 읽는 속도가 사는 속도를 따라잡지 못 하고 있다.우리가 살면서 생기는 고민과 문제는 또.. 2024. 9. 22.
<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싶은 이야기> -무라카미 하루키- 그러나 어떤 경우에는 시간을 들이는 것이 가장 가까운 지름길이 된다. 그러나 실제의 인생에 있어서는 만사가 그렇게 자기 생각대로 움직여주지 않는다. 우리가 인생의 어느 시점에서 필요에 쫓겨 명쾌한 결론 같은 것을 구할 때, 자신의 집 현관문을 똑똑똑 노크하는 것은 대부분의 경우 나쁜 소식을 든 배달부이다.왜냐하면 "러너가 되시지 않겠습니까?" 라는 누군가의 부탁으로 도로를 달리기 시작했던 것이 아닌 것이다. 누군가로부터 "소설가가 되어주세요"라는 부탁을 받고 소설을 쓰기 시작한 것이 아닌 것처럼. 어느날 갑자기 나는 내가 좋아서 소설을 쓰기 시작했다. 그리고 어느 날 갑자기 내가 좋아서 거리를 달리기 시작했다. 주위의 어떤 것으로부터 영향을 받지 않고 그저 내가 좋아하는 것을, 내가 하고 싶은 대로 하며.. 2024. 9. 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