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29 2025년 7월 10일 목요일 - 7시간 수면이 그렇게 어려운 것이었나 온몸이 결박된 채로 의자에 앉아 눈이 감길 때면 누군가 얼굴에 찬 물을 끼얹고 고문하는 것도 아닌데 말이지좀 자라. 2025. 7. 10. 2025년 7월 8일 화요일 - 내리는 비를 온 몸으로 흠뻑 맞이하고 싶었던 날 항상 일기 예보를 보지 않은 날에만 비가 온다. (지금 다시 생각해 보니 이건 전혀 사실이 아니다.) 오늘은 또 어디서 어떻게 버려져있는 주인 없는 우산을 골라내야 할까 골똘히 머리를 굴려본다.다행히 못해도 6개월은 사용되지 않은, 녹이 슬대로 슬어버린 우산을 발견하곤 안도한다. 아, 근데 우산이 작다. 갑자기 내리는 이 집중 호우와 바람을 이 귀여운 소품으로 방어하기에는 무리다.비가 내려 신발과 양말이 다 젖는다. 바지와 티셔츠 그리고 가방도 젖는다. 분명히 축축하고 불편한데 이상하게 기분은 좋다. 이 기억이 추억과 낭만으로 편집될 수 있을 것 같은 생각을 한다. 갑자기 비를 흠뻑 맞고 싶다. 아 그래도 가방은 지켜야지 생각한다.어릴 땐 비 맞는 게 너무 좋고 재밌었다. 혹은 기다려졌을 수도. 근데 어.. 2025. 7. 8. 글을 쓰는게 그렇게 어렵나 이렇게 그냥 아무 말이나 끄적이면 되잖아.많이 쓰든 적게 쓰든 남이 한 말이든 내 생각이든볼펜으로 종이에 쓰든 연필로 낙서를 하든 그냥 이렇게 노트북을 켜고 키보드 자판을 누르면 되잖아.머릿속에 잠깐 스쳐 지나갔던 것들, 좋았거나 싫었거나 행복했거나 불행했던 그런 것들 말이야.쓰고 싶으면 그냥 생각나는 대로 써 재껴. 이 세상에 글을 쓰고 싶은 사람 중에는 쓰는 사람과 쓰지 않는 사람.두 부류만 있다니까. 2025. 7. 8. Do something that pays off later 어떠한 진리나 법칙을 단정하는 걸 그다지 좋아하지 않지만 최근 경험에서 미루어 보았을 때 '성취가 나중에 서서히 따라오는 것들을 꾸준히 해나가는 것이 인생에 있어 큰 도움이 된다.'라는 생각을 요즘하고 있다. 반대로 말하면 지금 해도 당장 혹은 단기간 내에 큰 소득이 있거나 눈에 띄는 결과가 나오지 않는 것들을 해나가야 된다고 믿고 있다.독서: 책 한 권을 읽는다고 당장 IQ가 세 자리수로 바뀌거나 세상에 없던 것을 발명할 수 있을 만큼 혁신적인 아이디어가 떠오르지는 않는다.운동: 하루 운동을 한다고 며칠 만에 쳐진 뱃살이 쏙 들어가거나 식스팩이 생기지는 않는다.영어 공부: 영어를 듣고, 쓰고 그리고 말한다고 몇 개월 뒤 외국인과 유창하게 프리토킹을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대인 관계: 몇몇 사람들과 좋.. 2025. 2. 2. 아이를 갖는 것은 우리가 가진 야망을 포기하게 만드는가? 아이를 갖는 것, 갖지 않는 것 두 개의 선택지가 내 앞에 놓여 있었을 때 나는 이 두 개의 선택지가 어느 한쪽으로 조금도 치우치지 않았다고 생각했지만 지금 돌이켜보면 사실 그 기울기는 공평하지 않았던 것 같다. 출산과 육아를 앞에 두고 희생, 배려, 포기라는 공포 뒤에 숨어있느라 행복과 즐거움은 미처 발견하지 못했던 걸까.첫째가 이 세상에 태어남으로써 이전에 비해 느낄 수 있던 감정의 가짓수와 넓이, 깊이는 가히 헤아릴 수 없다. 지금은 아이를 가짐으로써 그렇지 않았을 때 경험하지 못할 것들을 실컷 누리고 있다. 또한 아이로 인해 우리 가정은 물론이고 양가의 분위기 또한 아이로 인해 부쩍 화목하고 충만해졌다. 우리가 아기를 두고 복덩어리라고 부르는 이유가 아마도 여기에 있지 않나 싶다.아내와 둘째 아기.. 2025. 1. 27. <나는 화이트에 옐로에 약간 블루> - 브래디 미카코 아이들에게는 ‘이래야만 한다.’ 하는 틀이 없었다. 남자와 여자, 부부, 부모와 자식, 가정. ‘이런 게 평범하지’ 또는 ‘저런 건 이상해’ 같은 개념은 물론 나아가 ‘나는 이런 형식은 싫어.’라는 호불호조차 없었다. 그런 기호는 성장하면서 어딘가 혹은 누군가에게 영향을 받아 형성되기에 어린아이에게는 그런 것이 없었다. 무언가를 있는 그대로 수용한다. 유아란 선의 마음가짐을 지닌 아나키스트다. 하지만 성장할수록 아이들도 사회에 이런저런 틀이 있음을 깨닫는다. 그토록 자유로운, 이 세상 모든 것에 얽매이지 않는 명량한 존재였건만, 더 이상은 그럴 수 없게 된다.책을 읽는 내내 어떻게 지혜로운 부모가 될 수 있을까에 대해 많은 생각이 들었다.어른이 되어간다는 건 사회라는 기준, 틀에 규격화되어 간다는 것일까.. 2024. 10. 13. 이전 1 2 3 4 5 다음